[中東서 처음 열린 '두바이 K푸드페어']

높은 출산율로 초고속성장, 전세계 식품시장 20% 차지

잡채, 떡볶이, 만두 등 선보여... 최근 日기업들도 공략나서

까다로운 할랄인증이 관건

지난 27일 오후 5시 중동의 물류 중심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빌공원.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놀이객들로 붐비는 이곳 중심 광장에서 'K푸드 페어'가 열렸다. 검은색 부르카를 두른 무슬림 여성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잡채, 떡볶이, 감, 배, 만두 등을 시식하는 코너에 길게 줄을 서서 한국산 식품과 한국 음식을 맛봤다. 친구들과 '아랍에미리트는 한국을 좋아한다'는 영문 글자판까지 만들어 이날 행사에 참가한 무슬림 여대생 에크람(21)은 "평소 K팝을 즐겨 듣다가 한국 음식도 좋아하게 됐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두바이에서는 '2015 한국 식품 박람회'가 열렸다. 두바이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서 한국 식품을 홍보하는 행사를 갖고, 현지 바이어와 국내 식품 기업 간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3년부터 한국 음식의 해외 홍보를 위해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해당 박람회를 개최해왔지만, 중동에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지난 27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빌공원에서 열린 '2015년 한국 식품 박람회(K-푸드페어)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UAE 정부관계자들이 '할랄인증'을 받은 한국식품을 비롯해 다양한 한국음식을 맛보고 있다. _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올 상반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한 이후 농식품부는 날로 커지는 중동 식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12년 시작한 할랄(Halal·이슬람 계율에 따라 도축·가공한 고기·식품) 인증 비용 지원, 할랄 관련 컨설팅 등 정책 지원금을 대폭 늘렸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는 올해 9월에는 아부다비 사무소도 개소했다. 한국 식품의 올해 1~10월 대 중동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3억1681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이번에 박람회가 열린 두바이는 할랄 인증 표준화를 주도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전 세계 식품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무슬림 시장

할랄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식품 시장 중 하나다. 그 비결은 높은 출산율에 있다. 2010년 16억명이었던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2030년엔 22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이면 세계 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농식품부는 "전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2920억달러를 넘어섰고, 2019년에는 전 세계 식품 시장의 21%가 넘는 2조537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은 중동이 다른 이슬람권보다 식품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 시장에 네슬레, 델몬트 등 다국적 기업들은 현지화를 통해 할랄 인증을 받고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최근 일본 식품 기업도 내수가 급성장하는 두바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할랄을 특수한 종교 문화로 치부하지 않고 사업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까다로운 할랄 인증이 필수

할랄 시장은 '고진감래(苦盡甘來)'형 시장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할랄 식품을 수출하려면 '할랄 인증'이 필수인데, 국내에서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유일하게 할랄 인증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면 해당국 인증을 따로 받아야 한다. UAE의 경우 할랄 인증을 받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릴 정도다. 26일 UAE 두바이에 있는 에미리트타워호텔에서 진행된 수출 상담회에서는 진주원예농협, 풍기인삼농협, 서울우유 등 5개 식품 업체가 할랄 인증 심사를 완료한 기업에 수요되는 UAE 연방표준측량청(ESMA)의 할랄 인증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