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시장 `할랄인증`으로 뚫는다

산업규모 2조3000억 달러로 글로벌 블루오션 부각
CJㆍ농심 등 인증제품 확대… 5년간 수출 30% 늘어 

박미영 기자 mypark@dt.co.kr | 입력: 2014-04-24 20:52

이슬람 시장이 글로벌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할랄인증 확대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슬림시장의 관문 ？할랄？ =할랄(Halal)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일컫는 말로, 돼지고기와 술을 배제해야 하는 등 인증 절차가 까다롭다. 하지만 인증만 받으면 시장 진입이 쉬워 2조원대 시장을 여는 필수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할랄 산업 규모는 2조3000억달러로 추정되며 그 중 식품은 6500억 달러로 연간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반면 이슬람은 오일머니로 시장이 안정적인 데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무슬림들이 새로운 욕구를 갖게 되면서 관련 산업이 날개를 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할랄인증 제품 수출 성장세=관세청과 한국할랄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이슬람 국가 수출은 지난해 651억200만 달러로 최근 5년간 29.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 5596억5000만 달러 중 11.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할랄 식품 수출은 1억5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으며 전체 식품수출액의 9% 수준이다. 화장품은 지난해 한해 동안 8916만 달러를 수출해 5년 사이 1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식품업체들 잰걸음, 뷰티업계 게걸음=식품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자 무슬림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아원은 말레이시아 정부인증기관(JAKIM)으로부터 할랄인증을 획득했으며 연간 40억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과 풀무원도 라면류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으며 크라운제과도 스낵류 4개 제품에 대한 인증을 마쳤다. CJ제일제당이 햇반, 대상FNF는 김치, 남양유업은 우유에 대한 인증을 취득하는 등 식품업체들이 인증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반면 한류 영향으로 이슬람지역에서 한국산 화장품 인기가 높아진 데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 업계의 할랄 인증은 아직 큰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상태다.

국내 화장품 OEM 전문기업 코스맥스는 최근 말레이시아 합작법인 야킨사와 화장품 기술 이전과 제품 수출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할랄 인증 가능성을 열었다. 향후 코스맥스가 할랄 인증을 획득하게 되면 국내업체들의 할랄 화장품 생산이 훨씬 쉬워질 뿐만 아니라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공신력도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장건 한국할랄산업연구원장은 "글로벌기업들이 1990년대초부터 할랄 제품 개발에 뛰어든것과 비교하면 국내 기업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은 만큼 시장 안착 가능성이 높다"며 "할랄 인증에 대한 지식과 현지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미영기자 mypark@